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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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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2월 12일
불탄 남대문이 아침부터 화제였지만 그냥 가십거리였을 뿐이다. 저녁에 뉴스를 보고 있자니 뻔하게도 나라의 자존심이 무너졌느니 서울의 상징이 탔느니 격분하는 시민들이 나왔지만 그것도 오머나, 그러셔요 했다. WALLFLOWER 블로그엘 갔더니 '공공성이 불탄거지'라고 한다. 아, 그건 그럴듯 하다.
"숭례문 화재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건, 너무도 허약한 한국사회의 공공의식이다. 숭례문이 불에 타서 사라져버린 건, 이게 '내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내 것이 아닌 건 '공짜'다. 공공의 것을 가장 많이 '내 것'으로 만드는 이가 한국에서강자다. 그리고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 건 그냥 방치될 뿐이다." (http://wallflower.egloos.com/1710999) 불탄 숭례문이 죄명이 공공재였다면 다음에 불탈 것은 공공의료제도와 공공치안이 아닐까 싶다. 의료보험기관 당연지정제 폐지한다는 말에 지난 번 캐나다와 영국 출장에서 들은 말이 생각났다. 본래 두 나라 모두 의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는 공공의료국가로 병원은 국가시설이고 의사는 공무원이다. 그런데 대처 내각 이후로 영국 쪽에서는 공공의료의 질이 퇴락하고 있단다. 공공의료제 밖에 존재하는, 의료비를 받고 수익 목적으로 운영하는 사립병원을 허가한 것이 화근이었다. 사립병원들이 국영병원보다 높은 연봉으로 의사들을 빼내가고, 사립병원들과 의사 급여 경쟁을 해야하니 공공의료기관이 기존 재정으로 종전 수준의 의사 숫자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되었다. 물론 부자는 국영병원에 진료를 예약하고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고, 대다수 국민들은 종전과 같은 세금을 내지만 진료 대기일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의료장비도 열악해졌다는 것이다. 자치경찰제. 자치단체에 경찰 운용 권한을 일부 이양하는 것이라고 한다. 점진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나 결국 LAPD, NYPD식 미국 모델일테니 장기적으로 치안에 대한 재정을 자치단체의 지방세로 충당하라는 얘기가 될 것이다. 불행한 사회가 되었으니 생계형 범죄는 늘어갈텐데 세수 변변히 안나오는 지방도시에서 해 떨어진 뒤에 길거리 나다니는 게 장차 더이상 당연한 상식이 아닐 것 같다. 교직원질 하던 작년에 수행 출장으로 UCLA에 갔었는데, 우리 일행을 만나러 온 UCLA측 교수들은 대부분 한국인이거나 한국학 전공 교수들이었다. 국적과 전공이 한국과 무관한 교수들은 단 한 그룹이 있었는데, 공공보건학과 교수들이었다. 공공의료제도가 없는 미국이라, 한국의 국가의료보험제도에 관심이 많았고 교류를 하고 싶어했다. 한국의 공공의료는 부분적이라고 했더니 "그래도 니들은 그거라도 있자나"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인터넷을 돌다 눈에 밟힌 기사의 기이한 한 문장. "현 정부 들어 (공기업의) 민영화 실적은 전무한 상태다." '실적'이 '전무'하단다. 공공재는 그저 사기업에 줘버려야 하는 짐덩어리고 줘버리면 실적인가. 역시나 조선일보의 전수용이란 기자다. "우리 신문사는 싹수 노란 기자 채용 실적이 아직 부진하다"라고도 한번 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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